Book review

책리뷰 #5 시작의 기술 by 개리비숍-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지침서

히저리 2020. 3. 2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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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미 몇달전에 읽었던 책인데 미루다가 이제서야 나의 블로그에 등장했다. 보는이가 거의 없는 내 블로그이지만 이건 누구에게 보여주기위한게 아니라 나를 기록하는 공간의 의미가 더 크기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우연히 내 블로그를 본 사람들에게는 어딘가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좋은 에너지와 영감을 얻을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좋을것이다. 올해는 블로그에 좀더 많은 내용을 올리려고 한다. 미루는 습관을 거두고 목표한것들을 이루기위해 무언가 자극이 필요했다.

 

우연히 유투브에서 어느분이 추천한 책이었는데 지금 나의 시점에서 필요한 책이겠다 싶어 선택했다. 실제로 내삶에 현실적으로 비교될만한 상황들과 적용될만한 조언들이 많아서 내용들을 머리속에 더 각인시키고 싶어서 두번 읽었다. 아마 앞으로도 수시로 보면서 헤이해진 마음을 다 잡기에 조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것은 영어 제목이 fuck yourself 이라는게 별로다. 영어제목을 먼저 접했더라면 나는 아마 이책을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저자가 전달하려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책에대한 흥미와 기대감을 확 떨어뜨리는 제목처럼 보였다. 다행이도 나는 시작의 기술이라는 신뢰감이 물씬 풍기는 제목으로 먼저 알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은 미국에서 100만부나 팔리고 45주간 베스트셀러였으며 뉴욕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레 책이기도 하다. 지금은 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언어로 출판되고 있다. 제목만큼 이책은 기존의 자기계발서에서 많이 봐왔던 형식적이거나 포장하는 뻔한 말은 하지 않는다. 솔직하고 현실적인 조언들만 있을 뿐이다.

이 책의 저자인 개리 비솝(Gary J. Bishop)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유명한 인사들을 비롯해 가톨릭 신부나 승려들까지 코칭하는 자기계발 코치로 유명하다. 저자는 침대에 누워 걱정만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다음의 7가지 기술을 소개한다. 1. '나는 의지가 있어' 2. '나는 이기게 되어 있어' 3. '나는 할수 있어' 4.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 5.'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해' 6. '나는 부단한 사람이야' 7.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것을 받아들여'. 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다. 아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은 단순한 게으름 뱅이가 아니라 머리속에서는 많은 생각들과 계획이 있지만 나의 게으름으로 그것들이 현실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좀더 잘하고 싶고 잘 살고 싶은 마음에 매일같이 한가득 생각을 하고 잠들지만 아직도 많은 생각들이 내 침대밖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그것들을 현실로 더 많이 끌고 나오는게 나의 목표이다. 작가가 나를 너무나 잘 안다는듯이 내 이야기를 꼭 집어서 이야기하는것 같아 뜨끔했다.

저자는 모든것의 답은 자신이 처했던 또는 겪었던 상황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즉 밖에서 답을 찾는것이 아니라 내가 곧 답이라는 것이다. 인생이 불공평하다고 불평만하는 삶을 살고있다면 머지않아 그런 시각에 맞춰 행동하게 될것이고 그러고나면 역시 그럴줄 알았어... 나는 안돼..나는 그럴 능력이 없어라고 자책하고 수긍하게 될것이며 불공평한 세상은 곧 현실이될것이다 라고 지적한다. 이책에서는 많은 철학자들이 했던 말들을 많이 인용하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상처 느끼기를 거부하면 상처 자체가 사라진다" 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이 말을 나는 몇번이나 곱씹어 보았다.

 

저자는 자기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것은 때때로 나의 의욕을 꺾어 놓을수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할수 있거나 할수 없다고 생각할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것은 나의 실제삶이 아니라 특정한 무의식적 반응이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외부로 탓을 돌려서는 나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할수 없다. 모든행동은 나의 인식과 내 생각에서 비롯되고 자주하는 생각은 나의 삶을 바꾸기도 한다. 초등학교 2년때 무슨일이 있었던지, 5년전에 무슨일이 있었던지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그것들로부터 상처받기를 스스로 거부하고 주도적인 자기 대화를 통해서 생각을 자신의 뜻대로 형성할수 있다고 말이다.

 

나도 크게 공감한다. 누구든 살면서 내 인생에서 들어내고 싶은 힘들었던 경험들이 있다. 그것이 나의 내면과 정신을 뒤흔들때도 있고 때론 내 일상에 침투하기도 한다. 그런힘든 순간이 닥칠때면 나도 내안의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것이고 나는 지금 분명 이자리에 그대로있고 내 일상도 그대로이다. 나를 힘들게 만드는것은 오직 내 생각뿐. 이 상황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지는 오롯이 내가 어떻게 이 순간을 받아들이고 인식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내가 스스로 상처느끼기를 거부하면된다. 끈임없이 나와 대화하고 인식을 바꾸어가야한다. 너무 힘들것 같았던 상황이 생각하나로 모든게 쉬워지는 경험을 하고 나니 모든것의 답은 나에게서 나오는것은 분명한것같다. 또한 자기대화를 통해 정말로 내가 원하는것이 이것이 맞는지 끊임없이 확인해야하며 세상을 '내가 원하는 듯 보이는것'과 '원하지 않는듯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추구할 의지가 있는것과 추구할 의지가 없는것의 렌즈로 보기 시작해야 한다고 저자는 첫번째 기술에서 이야기한다.

두번째 기술 '나는 이기게 되어 있어' 에서 생각이란것은 너무나 강력해서 우리를 계속 목표를 향해 밀어붙인다. 심지어 그 목표가 실제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때조차 말이다. 이처럼 우리의 두뇌는 늘 이기도록 만든어져 있다라고 설명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 일의 95퍼센트를 통제하는것은 무의식이라고 한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무의적으로 보냈던 오늘 하루를 떠 올려봐도 그럴것이다. 아마 그런 무의식들이 우리를 이끄는대로 끌려다니며 살게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무심결에 그속에서 나 스스로를 한계 속에 가두어 놓거나 무의식적 신념에 빠질수도 있다. 내가 어떻게 저런 몸매를 가질수 있어.. 내 주제에 어떻게 저런 부자가돼.. 특별한 환경에서 타고난 재능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라며. 반복되는 익숙한 삶에서 우리의 잠재적 능력은 제한되고 다른 영역에는 발조차 들이지 못하고 평생을 살게 될것이다.

 

이부분은 네번째 기술인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면서 너무나 오래 익숙한 환경에 길들여져있고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상처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내면은 새로운것을 받아들이는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보지 않았던 길에는 발도 들이지 않게되고 안정적인 환경만 추구하다보니 나의 잠재력을 실험해볼 기회조차 없었던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가 미치도록 갈망하는 대상은 바로 '예측'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마치 끊기힘든 약물에 중독된것처럼 안전하고 싶은 욕망때문에 끊임없이 앞으로 일어날일에대해 예측하려고하고 불확실성을 회피하려고 한다. 이것은 우리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길 원하고 미래가 불안한 젊은 사람들은 공무원공부로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고시원에서 보내게만드는 이유일것이다. 가보지 않은길로 가는것에대한 두려움이 점점 커지는 세상같다. 사람들과 다른길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주위에서는 염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도하고 심지어 생각을 바꾸도록 만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평생 불안감없이 모든것을 확실하게 예측하면서 인생을 원하는대로 계획할수 있는 방법을 알고 그들을 말리는것인가? 이미 우리는 서로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결론을 지어놓고 그 틀안에서 그 사람들을 평가하고 있다.

나도 항상 이 불확실함과 싸우고 있다. 정말 두려운 존재이면서 동시에 나를 흥분시키는 것. 한국을 떠나 홀로 베트남으로 일하러 갈때도, 그곳에서 3년간 일하고 30대 중반이 되어가는 나이에 일을 그만두고 공부하러 호주에 갈때도 이런결정을 할때마다 항상 무서웠다. 내가 잘못하고 있는건 아닌지..역시나 주위에서는 말렸지만 언제나처럼 나는 궁극적으로 내 생각을 가장 중요시한다. 그리고 나는 퇴사후 3주뒤에 베트남에 도착했다.

 

나는 한국에서 평범하게 살 의지가 확실히 없었기때문에 기회가 생길때 나는 무조건 잡아야한다고 생각했고 그 '의지'가 나를 강력하게 행동하게 만들었다. 몇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나의 선택을 생각해보니 그때 내가 용기를 내지 않았으면 어쩔뻔했나 싶어서 아찔하다. 아마 한국에서 일과 삶에 찌들어 원치않는 일을 꾸역꾸역하면서 갑갑한 미래에 더 불안해하면서 살지 않았을까 싶어 더 무섭다.

 

이제 나는 세계 어디든 내가 원하면 갈수 있다. 더 이상 이부분에서 불안하지 않을수 있는 무언가가 내안에 장착되어 있는것 같다 ㅋ 은근 설레이기도 하고,, 두려움을 꾸욱 누르고 현실에 충실하다보면 어느순간 그곳에서 내가 원하던것들을 이루고 살고 있는 내가 보일것이다. 그 성취감과 보람은 정말 이루 말할수 없다. 처음에 호주에서 공부를 시작했을때 너무 버거워서 막막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이 공부를 정말 끝낼수 있을까.. 너무 의욕만 앞선게 아닐까.. 싶어서 많이 외롭고 무서웠다.. 아무도 모르는 낯선땅에서 내가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눈물도 날것같았다. 그렇지만 나는 결국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리고 원하는 회사에 취직도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일하고 싶어서 이따금씩 와서 둘러보고 가곤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이 모든게 불확실성을 선택했기때문에 얻게된 새로운 삶이다. 우리는 모른다. 불확실함 그뒤에 무엇이 숨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저자는 더이상 확실성을 찾아다니지 않으면, 모든걸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으면, 스트레스의 많은 부분이 저절로 녹아 없어질것이다. 알아내야 할 일이란 없다. 라고 말한다. 백프로 공감한다.

나는 항상 내가 생각하고 인식하는것 자체가 나를 대변해 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는 내가 생각하는것은 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내 머리속에 있는것이 나를 규정하는게 아니라 내가 뭘 하는가가 나를 규정한다고 말했다. 매일 해야할 목록을 계획하고 생각은 거창한데 실제로 지켜지가 않는다. 그러면서 시간을 낭비했다고 스트레스는 받고... 해야할일 목록은 금세 '하기싫은 목록'으로 바뀐다라고 하는순간 뜨끔했다. 자세한 상황까지 예를 들어놓았는데 마치 내 이야기인것 같았다. 내면에서 하기 싫어 자꾸 미루려는 마음은 내가 하는 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휼륭한 결과를 내는사람들은 어떠한 감정과 생각을 겪는동안에도 휘둘리지 않고 행동하는 법을 터득한다고 말한다. 그들 또한 미루고 싶은 마음, 특정한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것은 당연하지만 기분이 어떻든 그냥 행동을 해버린다는것이다.

 

내가 하는 생각하는것과 하는일이 일치할 필요가 없다는것 그것이 일반사람들과의 차이점다. 앞에서 말했듯 무의식적인 인식들이 나의 대부분의 하루를 점령할때 행동을 통해서 무의식의 방향을 전환시킬수 있다고 말한다. 잡다한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붙들어도 일단은 일어나서 행동에 옮겨야한다. 행동으로 인생이 바뀌는것이지, 행동을 생각하는것으로 인생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저자는 운동선수나 음악가, 예술가들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어느 행동에 의식적으로 몰입하면 내면의 수다가 잦아 들고 행동에 더 집중할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것을 The Zone 이라고 부른다. 이런 의식적인 행동은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내 삶의 모습을 바꾼다.

하루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 은은한 노란 스탠드 조명과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자기전에 책읽는 시간. 이런시간들이 허락되는 내 삶이 좋다 ♡

때로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그 생각들이 나를 잡아먹는것 같은 생각이 들때도 있다. 행동안에서 답이 생긴다. 행동안에서 내 생각이 정리가 될수있다.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내면에 어떤 생각이 요동치던간에 내가 해야할일은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이책을 읽다보면 모든 기술은 자기대화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충분한 자기대화를 통해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자기인식을 확고히하는것이 먼저일것이다. 그리고 확고한 의지로 나만의 길을 향해서 부단히 행동하게되면 충분히 원하는것을 이룰수있고 우리의 인생에서 이길수 있게될것이다.

 

다소 식상한 챕터 제목들이었지만 어느책보다 솔직하고 현실적이었다. 사실 어떻게하면 계획한 것들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이룰수 있을지, 미루는 습관을 멈출수 있을지, 답답한 마음에 읽게된 책이었지만 답은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누군가의 뼈때리는 따끔한 조언이 필요해서 이 책이 필요했던것일지도,, 그런면에서 영어제목이 참 탁월하다는 생각이 책을 다 읽을 때쯤에 들었다. 나를 포함한 수많은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이 읽어보면 좋은 동기부여가 될만한 책이다.

20:33 16 March 2020 in Pyrm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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