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 잡담

모든날 모든순간

히저리 2020. 9. 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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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하고 진로를 고민하던 3년전

나는 새로운 도전에 앞서 다시한번 내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드는 와중에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하겠다는 결정은 결코 쉽지 않은것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환경을 바꾸고싶었다.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도 싶었고 더 행복하고 설레이는 무언가를 원했다.

그리고 더 늦으면 더 용기가 나지 않을것같았다.

그렇게 나는 호주로 2년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퇴사 후 10년전에 왔었던 호주를 여행 겸 마지막 점검차 다시 찾았다.

그곳에있는 일주일동안 여행객의 마음가짐보다는

그 도시에 사는 평범한일상을사는 사람의 입장으로 바라보고 느끼려고 노력했다.

내가 이곳을 여행이 아닌 매일 공부하고 일하면서 산다면

이 공간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아침에는 출근하는 인파에 섞여 같이 걸어보기도했다.

그때 나는 느꼈다.

이 출퇴근길이 그들에게는 조금도 색다를거없고 지루하기 짝이없는 평범한 일상으로 느껴지듯

나에게도 그렇게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이 나라에서..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함께 걷고 있어도 나는 이방인이고 한낱 여행객에 불과했다.

마치 물과 기름과같은. 신분의 차이 같기도하고.

지금 내가 이 나라에서 살수있는방법은 학생으로서

이 나라에 돈을 써야만 체류할수 있는 상황뿐이었다.

돈을 쓰지않아도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서

돈을 벌면서 사람들틈에 섞여 평범하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더이상 이것이 특별할것없는 당연한 일처럼 느껴지길 원했다.

 

그때의 나는 왜 그렇게 그들이 부러웠을까.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더이상을 돈을 쓰지않아도

이 나라에서 돈을 벌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경제활동을 하면서 살고있다.

매일 맞이하는 평범한 일상속에서.

익숙한 길을 걸어 출근하고

핸드폰을 하면서 땅만보고 걸어도

언제 길을 건너야하는지, 횡단보도가 어디 있는지 알수있게된 나의 평범한 일상. 

 

이제는 내가 꿈꾸었던 그 평범한 출퇴근길속에 나도 있다. (사람들이 출근하면 내가 퇴근하는거지만;;)

나름 뿌듯하다. 불확실한 불안함을 확신으로 바꾼것에대한 뿌듯함이다.

 

그렇게 원하던곳이었는데 오래오래 살고싶은 생각이 컸는데 지금은 아무래도 좋다.

비자가 만료되면 가야하는 상황이지만 예전만큼 이곳을 간절히 원하지 않게되었다. 

다른나라로 가거나 한국으로가도 괜찮다.

 

나는 이미 다른곳으로 갈 준비를 하고있다. 

나름 계획을 짜놓긴했지만 어떻게 될지는 지켜 볼일이다. 

지금 내가 보내는 하루하루의 평범한 모든 일상은

호주를 떠났을때 많이 그리울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겨두려고한다. 

나중에 꺼내본 그 일상들은 더이상 평범하지않는 소중한 추억이 될테니까. 

 

침대에 누워 블라인드를 거뒀더니 이쁜하늘이 나를 맞아주네 

오늘도 호주의 하늘은 얄미우리만치 이쁘구나.

너는 보고 또 봐도 지루하지 않구나. 

너도 그리워질테니 많이 찍어둬야겠다. 

 

호주에와서 느꼈던 두려움 불안 좌절감 설레임 행복 뿌듯함 성취감들..

다른곳에 가면 다시 그대로 느끼겠지. 

나는 그것들이 고픈것일까. 

호주에서 앞으로 쭉 살게된다면 내 인생은 매우 뚜렷해질것이다. 

다니던 회사 열심히 다니면서 1년차 2년차 3년차.. 5년,,10년,,, 

굴곡없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면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보통의 급여를 받으며 살아가겠지. 

 

반면에 다른 곳으로가게된다면 호주에서 느꼈던 오만가지 감정을 다시 느끼게될것이다. 

그리고 삶의 만족도는 바닥을 칠수도, 하늘로 솟구칠수도있겠지,, 

아마 모험과 두려움을 견뎌낸다면 금전적으로 더 여유로워질지도 모를일이고,,

새로운 모험앞에 다시금 설레이는 걸까.. 

역마살이 다시 올라오는걸까.. 

아직도 모르겠다. 

내가 마지막에 정착할곳이 어디일지.. 

어디가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현재 이순간에 집중하기로했다. 

일상의 모든순간을 남겨뒀다가 나중에 꺼내봐야지. 

 

세컨잡으로 구한 펍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 매니져와 수퍼바이져들.

정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일한다. 

처음에는 다 호주인인줄 알았는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등 다양했다. 

그러고보니 처음으로 회사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다.

의식해서 순간을 남기려고하다보니

그동안 지나쳤던것들이 참으로 많았다.

사진 좀 찍어야겠다;;

 

일하다 잠시 셀카를 ㅎ 

모든날 모든순간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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