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신규확진자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미 300명을 넘어섰다.
도대체 이 숫자는 어디서 자꾸 늘어나는걸까.
나는 이렇게 집구석에만 밖혀있는데 누군가는 홀리데이를 즐기는 것인가,,
1일주만 락다운하겠다던게 어느덧 9주차까지 와버렸고 또다시 연장될것같은 불길한 느낌적 느낌이 든다.
쉬지도 못하고 미친듯이 일만하다가
정확히 락다운이 시작하기 일주일전에 회사 사람들과 캠핑을 다녀온게 정말 다행이다 싶다.
호주온지 이제 4년차가 되었다.
그동안 쫓기듯이 무언가를 해내야했기때문에 시드니를 벗어나본적이 없었다.
학교가는길에 보는 오페라하우스는 더이상 아무 감흥이없고 이젠 사진도 찍지않는다.
다람쥐 챗바퀴돌듯 하나가 끝나면 다른하나를 해야했기에 마음의 여유 따위는 오래전에 메말라버렸다.
오랜만에 피톤치드 가득한 숲 한가운데서 2박3일동안 캠핑을하고 왔더니 그 기운으로 어느정도 버틸수있는것 같다.
시드니에서 차타고 2시간정도면 갈수있는거리이다.
별이 쏟아지는 숲속 한가운데서 모닥불피우고 원없이 불멍하고왔더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콧바람이 불었는지
우리는 다음 여행지를 계획하던 와중에 락다운이 시작되었다... 윽..
함께 갔던 일행중에 캠핑 매니아가 있어서 숙소와 장소선정 그밖에 필요한것들을 준비하는데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락다운 끝나고 가까운곳에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https://www.in2thewild.co/en/kookaburra-manor?
Kookaburra Manor - Camping in Wyee
Kookaburra Manor Wyee Australia, New South Wales
www.in2thewild.co
지어진지 얼마되지 않아 생각보다 시설도 깨끗했고
뜨거운물도 콸콸나와서 씻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다만 와이파이가 안된다고 했는데 다행이도 약하게나마 터진다.
도시와 단절되어 힐링하러가는데 와이파이는 잠시 내려놓아도 되겠다싶어
상관없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느리게나마 사용할수 있었다 yay~~
넓은 부지에 비해 글램핑 텐트가 두개밖에없어 성수기에는 예약하기가 쉽지않을수도 있는데
그만큼 프라이빗하게 조용하게 즐길수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7~8명정도의 인원이라면 두 글램핑을 모두 예약해서 부지를 모두 사용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다.
운좋게 우리가 갔을때는 원래 예약하려던 텐트가 취소가되서 우리가 그 숲을 전부사용할수있었다.
넘치게 먹을것과 마실것을 준비해갔던터라 서둘러서 음식준비를 해야했다.
그래야 2박3일안에 모두 먹어 치울수 있다.
전투적으로 먹어야했다.
주인아저씨가 우리가 싸온짐을 보고놀랬지만 돌아갈때는 가볍게 갈수있었다 ㅎ
짐정리를 끝내고 각자 싸온 술을 이쁘게 테이블에 세팅하고 훠궈를 준비했다.
숲속이라 추울줄 알았지만 그렇게 춥지 않았다.
사케와함께 훠궈를 먹고나서 모닥불을 피웠다.
시골이다 보니 5시쯤만되어도 어둑해졌다.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나시고 일찍 주무시는지 알것같았다.
자연스럽게 아침형인간이 될수밖에없는 환경이었다.
우리도 해가 지기전에 뒷정리를 마치고 모닥불을 피워야했다.
캠핑 마지막순간까지 모닥불과 함께했다.
밤이 깊어질수록 주위는 더 적막해지고 그 밤이 우리에게만 집중하고있는것 같았다.
활활타는 장작 속 불길을 뚫어져라 보고있으니
그안으로 빠져들것같은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잠이 안올땐 유투브로 장작타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곤했는데 실제로 들어니 유투브와는 비교할바가 아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행복했다.
캠핑중에 제일 오래머물렀던 공간이 모닥불옆이었다.
늦게까지 나는 불옆을 지켰다.
하늘의 별도 쏟아질듯 정말 예뻤는데 핸드폰 카메라에 담기는 순간 다른 하늘이 되버렸다...
안타깝게도 그 아름다운 세상을 핸드폰이 담아내지 못했다.
자기전 침대에 누워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있었는데 잠깐동안 비가 내렸다.
텐트위로 톡톡톡 떨어지는 빗소리가 너무 좋아서 빗소리를 배경음악삼아 책을 읽었다.
빗소리도 유투브에서 자주듣는데 역시 직접들어야해.. 너무너무 좋다...
숲속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그렇게 상쾌할수 없었다.
호주에와서 자연을 너무 느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주는 사계절내내 온화한날씨와 최대 도시인 시드니에서도 쏟아지는 별을 볼수있다.
뿐만아니라 훼손되지않은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볼수있는 매력적인 나라인데
나는 이곳에 살면서 한국처럼 살아왔나보다.
시원하고 청량한 아침공기를 마시면서 눈을 감고 음악을 듣고있으니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행복이란것이 별거 아닌데...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순간을 같이 즐기기만해도 이렇게 행복한것인데..
하지만 락다운기간동안 시간이 남아돈다면 셀프헤어컷을 추천한다. 하루가 다간다...
어느 하루 (feat. 셀프헤어컷)
별다를것없는 잔잔한 하루를 보내고있다. 겨울이라는 계절이 무색할정도로 날씨가 몹시 좋다. 역시 호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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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지막날에 체크아웃을하고 central coast에있는 바다에 들렸고 근처 로컬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기로했다.
카페분위기는 너무 좋았고 직원도 몹시 친절했지만 음식이 참 안타까웠다.
사진찍으러 오고싶은 사람에게만 추천한다.
피곤했지만 2박3일간의 알찬 캠프였다.
숲한가운데라 야생동물이 나올수있다고해서 은근기다렸다.
딱 한번 캥거루가 나타났는데 하필이면 내가 화장실갔을때..
우리를보고 놀라서 도망갔다고 한다. 미안해.. ㅠㅠ
일에치여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는데 정말 고맙고도 소중한 치유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후에 락다운이 시작되었다.
기나긴 락다운에 대비하기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되었다.
가끔씩 이렇게 한박자씩 쉬어가보자 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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