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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to move on

백수가 되고나니 내 일상의 풍경들이 달라졌다. 그리고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들도 보인다. 여름이지나고 가을의 문턱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보이고 단풍들이 동네를 점점 붉게 물들이는 모습도 보인다. 얼마만에 보는 한국의 가을인가,,, 회사에서 주5일노동에 저당잡혀 출퇴근을 반복해야했고 창문도 없는 공기조차 탁한 카지노 건물에서 있다보면 밖에 눈이 오는지 비가 오는지 알수가 없다. 그리고 해가지고 어두컴컴해져서야 그곳을 비로소 탈출할수 있었다. 그런날들의 반복끝에 어느새 가을은 갔고 매서운 바람만이 겨울이 오는것을 알리고 있었다. 나는 우리나라가 계절이 4개나 있다는것이 마음에 들지않았었다. 여러모로 성가신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겨울옷은 또 왜 이리 비싼지.. 눈때문에 거리는 지져분하고.. 유..

Talk Talk 잡담 2024.11.03

7년간의 호주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왔다.

비자가 곧 만기가된다. 영주권을 받기위해서는 해당 직업군 리스트에있는 직업으로 이직해서 스폰을 받아야했다. 다행이도 비자가 만료되기전에 극적으로 스폰서를 찾았다. 그리고 5년간 일했던 회사를 나오고 영주권을 위한 이직을 했다. 그래도 5년간 일한 회사인데 퇴사하면 시원섭섭하고 가끔씩 그리울줄 알았는데 시원하기만 했다. 그래도 해보고싶었던 카지노 딜러일도 미련없이 해봤다. 정말 미련이 없다. 비자는 만료가 되어가는데 나는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에 돌아가고싶은지 아니면 호주에 남아서 쭉 살고싶은지... 매일 수십번 생각이 바뀌었다. 그러나 물리적인 시간이 없었기에 스폰서쉽을 몇천불씩 들여서 일단 진행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영주권을 받으려면 고용주밑에서 몇년간은 꾹 참고 또 참아야한다고 ..

Talk Talk 잡담 2024.09.07

지금 이순간에 머물기 (feat.혼술/시드니 펍 추천)

이십대 중후반.. 우리동네 슈퍼에는 수입맥주 세캔을 만원에파는 만원의행복 행사를 종종했었다. 그 바람에 참새가 방앗간을 벗어나지 못하는것처럼 나는 언제나 슈퍼에들려 만원어치 500미리 맥주 세캔을사서 집에가곤했다. 개운하게 샤워를 마치고 군만두를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며 좋아하는 티비프로그램을 보는것은 내 일상의 소소하지만 큰 낙이었다. 그리고 십여년이상이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호주에서 그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것을 오늘에야 알아차렸다. 달라진것이 있다면 맥주에서 와인으로 바뀌었다는것뿐. 점점 빈 와인병이 늘어나고있다... 자기전 한두잔 마시는 와인에 하루동안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좀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술마시는것 자체를 즐겼다면 한두잔으로 족하지 않았을것이다. 아마도 나는 퇴근 후 조용히 와인을 마시며..

My Aussie life 2024.03.05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유일한 그것

새해를 또 맞이해버렸다. 벌써 1월 중순이라니.. 시간이 전광석화처럼 흘러간다. 가속도 붙은것처럼 소름끼치도록 빠르다. 올해 나는 슬프게도 40세가 되었다...맙소사 내가 불혹이라니.. 어감도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불혹... 불혹... 불...혹.... ㅠㅠ "OMG!! 그렇게 보이지 않아요!" 라는 주위의 반응 또한 이제는 하나도 위안이 되지않는다. 어려보이는게 아니라 정말 어려지고 싶다. 나는 정말이지 몇년만이라도 어려지고 싶다 ㅠㅠ 나는 아직 하고싶은게 많단말야.. 물론 나이가 이지경이되었다고 하고싶은일을 포기하고 자포자기로 살지는 않겠지만 몇년이라도 어리면 더 많은 기회와 여유가 생기는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다행인건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매우 똑같이 주어진다는것이다. 돈이..

Talk Talk 잡담 2024.01.18

브리즈번 여행 (22 October 2023)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 시드니를떠나는 짧은 여행을 계획했다. 2년전에 다녀왔지만 역시나 가장 만만하고 가까우면서 나의 최애도시인 브리즈번을 선택했다. 관광할것이 아니고 쉬러가는거라 2박3일이면 나쁘지않은 기간이라 생각했는데 최소 3박4일은 되어야겠더라. 첫날 오후 3시에 호텔체크인을하고나면 곧 저녁이라 그곳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낼수있는날은 둘째날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오전 11시에 체크아웃을 해야하니 정작 호캉스를 즐길수있는날은 단 하루뿐인것이다. 물리적인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래도 나의 브리즈번은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었다. 정말 별거없는 작은 도시인데 나는 이곳에 올때마다 아늑하고 따듯한 느낌이 들어서 언제나 설레인다. 아마 내 해외여행의 첫 도시가 브리즈번이어서 그..

My Aussie life 2023.11.03

정말 호주를 떠나야할 시간인가..

몇일전 출근길에 에어팟 프로를 잃어버렸다. 버스안 아니면 회사 락커룸에 떨어뜨린게 분명하다. 버스회사와 우리 회사 모두에 분실물 문의를 했는데 몇일이 지나도 내 에어팟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않았다. 이전에도 회사에서 잃어버린적이있었지만 그때는 누군가가 주워서 직원 출입구에 맡겨놓았었다. 당연히 못찾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천사같은 직원덕에 찾게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운좋으면 찾게되겠다 내심 기대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내 에어팟은 그길로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항상 기대하면 결과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뭐든 기대하는게 무섭다. 얼마전에 시드니로 출장온 직장상사를 우연히 만났다. 그 당시에는 대리님이셨는데 지금은 어엿한 차장님이되어 계셨다. 내 기억속에 차장님은 선한인상의 좋으신 분이었다. ..

Talk Talk 잡담 2023.10.09

잊혀지는 기억에대해

20대에 십년 가까이 만났던 사람이 있었다. 캠퍼스커플로 풋풋했던 대학시절을 함께 보냈고 군대에 간 남자친구를위해 고무신이되어 처음으로 삼단도시락을 싸들고 면회를가기도 했다. 군대에서는 편지가 전부라는 말을듣고 주눅들까봐 단 하루도 빠지지않고 매일 2년 가까이 남친에게 편지도 써봤다. 남자친구는 포상휴가를 받으려고 뭐든 기를쓰고 달려들었고 그 덕에 휴가를 자주 나올수있었다. 그당시 사정이있어서 캐나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함께 가지못했고 그대신 나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다. 캐나다에 함께 가지못했던게 아쉬웠지만 그때의 결정이 지금 내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이 되었다. 지금처럼 메신져가 없었던때라 국제전화비가 매달 무시무시하게 나왔지만 우리는 개의치않고 매일 통화를했다. 셀수도없는 수많은 날들을..

Talk Talk 잡담 2023.10.02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있나....

오랜만에 친구네집을 방문했다. 집에서 주로 나만의 시간을 즐기길 좋아하는 나는 수시로 약속을 잡고 자주 친구를 만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친구는 호주에서 집순이인 내가 그나마 가장 자주 만나는 친구로 적어도 한달에 한번꼴로 보는 편이다. 결혼해서 가족이있는 친구이기에 주로 밖에서 보거나 친구가 우리집에 놀러오곤 했지만 친구 가족들과도 이미 많이 봐온터라 오랜만에 놀러갔다. 친구는 결혼해서 8살난 귀여운 딸과 사랑스런 강아지 한마리도 키우고있다. 온가족이 여행을 가게되면 내가 대신 강아지를 맡아주곤한다. 소심하고 낯을 많이가리는 강아지이지만 나를 아주 좋아한다. 가족애가 물씬 풍기는 언제봐도 사랑스러운 가족이다. 쉬는날 날씨도 좋아 하루종일 발코니에서 시간을 보내다 배고파 드라마보며 라면 끓여먹었..

Talk Talk 잡담 2023.09.27

이젠 정말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해.

집안일을 해본사람은 알것이다. 해도해도 끝이없고 드라마틱하게 티가나진 않지만 멈추면 확 지져분해진다는것을. 오래 혼자살다보니 어느정도 사람살만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위해서는 누군가의 끊임없는 희생이 필요했었다는것을 20살이후 독립하고나서도 꽤 오랫동안 살다가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엄마는 아무도 알아봐주지않는 이일을 몇십년동안 꾸준히 해왔었구나.. 정말 집안일은 양파같다. 해도해도 해야할것들은 매일 생긴다. 마치 한번도 청소하지 않은것처럼 뻔뻔하게 나를 바라보고있는듯 하다. 해맑게... 어제 청소기돌렸는데...벌써.. 머리카락이 이렇게나.. 어제 소파커버를 다 벗겨서 세탁을하고 다 마른 커버를 오늘 씌웠다. 손이 까지고 시뻘개졌다. 그리고 청소기를 돌렸다 카페트속에 얽혀있을 머리카락과 먼지들은 제거되었..

My Aussie life 2021.10.04

호주 시드니 센트럴 코스트 글램핑 (feat. 시드니 캠핑)

매일같이 신규확진자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미 300명을 넘어섰다. 도대체 이 숫자는 어디서 자꾸 늘어나는걸까. 나는 이렇게 집구석에만 밖혀있는데 누군가는 홀리데이를 즐기는 것인가,, 1일주만 락다운하겠다던게 어느덧 9주차까지 와버렸고 또다시 연장될것같은 불길한 느낌적 느낌이 든다. 쉬지도 못하고 미친듯이 일만하다가 정확히 락다운이 시작하기 일주일전에 회사 사람들과 캠핑을 다녀온게 정말 다행이다 싶다. 호주온지 이제 4년차가 되었다. 그동안 쫓기듯이 무언가를 해내야했기때문에 시드니를 벗어나본적이 없었다. 학교가는길에 보는 오페라하우스는 더이상 아무 감흥이없고 이젠 사진도 찍지않는다. 다람쥐 챗바퀴돌듯 하나가 끝나면 다른하나를 해야했기에 마음의 여유 따위는 오래전에 메말라버렸다. 오랜만에 피톤치드 ..

My Aussie life 202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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